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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수성 근일점

지구를 포함해서 태양의 주위를 도는 행성들은 완전한 원운동을 하지 않고 타원 궤도를 따라 공전한다. 그 유명한 케플러의 법칙이다. 심지어는 지구 주위를 도는 인공위성의 궤도도 타원이다. 따라서 행성이 태양 주위를 공전할 때 그 반지름이 항상 같지 않은데 그 중 가장 짧은 반지름을 지날 때를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곳이라는 뜻에서 근일점(近日點)이라고 하고 반대로 가장 먼 지점을 원일점이라고 한다.     태양계의 행성 중 가장 찌그러진 원 궤도, 즉 이심률이 가장 큰 타원 궤도를 공전하는 수성의 근일점이 계산할 때마다 일정하지 않고 조금씩 변하는 것을 발견한 천문학자들은 그 현상이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을 위반했기 때문에 골치를 앓았다. 그 당시는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이 과학계를 지배하고 있을 때여서 뉴턴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 자체가 바로 과학자이기를 포기하는 행위였다.     그렇다면 왜 태양계의 행성들은 왜 원운동을 하지 않고 조금 찌그러진 타원 궤도를 돌고 있는지부터 알아본다. 만약 태양계를 이루는 행성이 지구 하나뿐이라면 말할 것도 없이 정확한 원운동을 할 것이다. 그런데 태양계에는 지구 말고도 행성이 더 있다. 물론 중심성인 태양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엄청나게 작은 질량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만유인력의 법칙에 영향을 준다. 이런 조그만 차이가 각 행성의 공전 궤도에 미세하게 작용하여 아주 조금 찌그러진 타원 궤도 운동을 하게 만들었다.   태양계의 맨 외곽을 도는 해왕성은 1846년 독일의 천문학자 요한 갈레가 발견했지만, 갈레에게 그 부근을 잘 찾아보라고 정보를 준 사람은 프랑스의 위르벵 르베리에였다. 르베리에는 그 당시 마지막 행성이었던 천왕성의 궤도를 관측한 결과 천왕성 밖에 행성이 하나 더 있을 것으로 추측하여 수학적인 계산 끝에 새로운 행성이 존재할 만한 후보지를 골라 독일의 갈레에게 전했고 갈레는 바로 그곳에서 해왕성을 찾았다.     수성의 근일점이 관찰할 때마다 변하는 사실을 설명할 방법을 찾던 중 섭동 현상으로 해왕성의 존재를 추측하여 성과를 거둔바 있던 르베리에는 다시 똑같은 계산을 되풀이하여 그런 현상이 태양과 수성 사이에 있을지 모르는 미지의 천체 때문일 것으로 생각하고 그 행성의 이름을 '불칸'이라고 지어 수성의 근일점 이동 현상을 설명하였다. 한술 더 떠서 그의 추종자 중 한 사람은 그 미지의 천체가 지구와 태양 일직선 위의 태양 반대편에 있고 지구와 공전 궤도가 똑같아서 지구상에서는 절대로 보이지 않는다는 보충 설명까지 했다. 그런데 어쩐 일인지 이번에는 해왕성 발견과 같은 행운이 따르지 않았고 불칸이란 이름은 웃음거리가 되어 사라져 버렸다.   그즈음 1차 세계대전이 한창이어서 유럽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은 의도적으로 적국인 독일 과학자들의 연구 결과를 무시했다.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을 발표하고 곧이어 일반상대성이론까지 세상에 내놓았지만 그런 이유로 특별한 주목을 받지 못해서 전전긍긍하고 있던 차 수성의 근일점 문제를 자신의 일반상대성이론의 공식으로 간단히 풀어버렸다. 일이 이쯤 되자 영국의 학자들은 할 수 없이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을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뉴턴의 만유인력의 법칙은 오늘날까지 여전히 제 위치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수성 수성 사이 타원 궤도 공전 궤도

2024-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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